존경하는 대한수학회 회원님께

1984년 9월에 인하대학교에 부임한지 어언 22년이 되어 갑니다. 그 당시에는 매주 15시간 또는 18시간을 강의하여 연구를 하기가 매우 어려웠던 시절이 이제는 매주 6시간을 강의하며 나름대로 마음껏 연구할 수 있는 시절이 되었습니다. 이러한 연유로 대한민국 수학의 위상이 국제적으로 차츰차츰 높아지고 있습니다만, 불행하게도 아직까지 열악한 환경에 처해 있는 대학이 적지 않습니다.

국내 수학이 보다 성숙하여 지기 위해서는 이러한 열악한 환경을 개선하여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저는 시대의 부름을 받고 대한수학회 회장 출마를 하게 되었습니다.

제가 이번 대한수학회 회장에 당선이 된다면 다음의 과제를 우선적으로 추진하여 나갈 것입니다.


첫째, 수학의 특성이 공동연구를 주로 하는 물리학, 화학, 생물학 분야와의 특성과 달라서 홀로 독자적으로 연구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학진이나 과학재단의 수학 분야의 예산이 대부분 개인 연구비의 위주로 이루어지도록 하겠습니다. 그러면 많은 개인 연구자들이 연구비 수혜를 받을 수 있을 것입니다. 수학분야의 연구비가 전국의 많은 지방대학에 분배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 하겠습니다. 학진이나 과학재단 등의 연구비 지원기관에 강력하게 설득시켜 나가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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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학진이나 과학재단의 실무자와 협의하여 특히 순수수학분야의 연구비 예산을 증액할 수 있도록 권유할 것이고 개인 연구비의 위주로 이루어지도록 하겠습니다. 수학분야의 예산에서 불필요한 대형사업을 축소하여 개인연구비로 전향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 하겠습니다. 그러면 이전보다 많은 개인 연구자들이 연구비 수혜를 받을 수 있을 것입니다. 그리고 수학분야의 연구비가 전국의 많은 지방대학의 교수들에게 분배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 하겠습니다. 대한수학회 연구발표회나 국외 학술회의를 참가할 수 있는 비용을 충당할 수 있는 최소한의 연구비가 많은 지방대학의 수학교수들에게 지급될 수 있도록 연구비 지원기관에 강력하게 설득시켜 나가겠습니다.

둘째, 수학의 대중화를 통하여 일반인들에게 수학이란 학문의 특성을 인식시키도록 하겠습니다. 국내에서는 전반적으로 수학이란 학문이 일반사회 뿐만 아니라 심지어는 과학계에서도 제대로 인식이 되어 있지 않아 물리학, 화학, 공학 등의 분야에 의해 연구비 수혜뿐만 아니라 여러 면에서 많은 불이익을 당해 왔으며 현재도 당하고 있는 실정입니다. 이것을 하루 빨리 시정해야 합니다. 이러기 위해서는 수학의 대중화를 통하여 일반인들에게 수학이란 학문을 바르게 인식시켜야 합니다. 이를 위하여 대한수학회에서 여러 다양한 방법을 총동원하여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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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문화재단이 과학기술부와 교육인적자원부의 후원으로 2002년도부터 시작하여 과학기술 앰배서더(홍보대사)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이 프로그램의 목적은 청소년들과 일반 국민들에게 과학 마인드를 확산하고 과학기술을 중시하는 사회문화를 조성하고자 하는 것이라고 합니다. 본인의 개인적인 의견으로는 좋은 프로그램이라고 생각합니다. 저가 당선이 되면 대한수학회가 한국문화재단의 이 프로그램에 적극적으로 참여하여 협조하도록 하겠습니다. 그리고 수학의 대중화를 위해 청소년과 일반 국민들의 수학에 대한 흥미를 높이기 위한 프로그램을 구축하려고 합니다.

가령, 우선 30분 짜리의 다큐멘터리 (documentary)를 재미있게 만들어 주요 TV 방송사의 한 곳에서 전국적으로 방영하도록 힘쓰겠으며, 반응이 좋으면 케이블 TV를 통하여 계속적으로 방영하도록 노력하겠습니다. 재정적인 지원이 힘든 일이지만 하여튼 해결하도록 하겠습니다. 또한 이 다큐멘터리를 CD 에 담아 전국의 중고등학교에 저렴한 가격이나 무료로 배포하겠습니다.

저에게 일할 기회를 주시면, 수학의 대중화를 통하여 수학이란 학문을 일반 국민들이 올바르게 인식할 수 있도록 하기위해서 여러 다양한 방법을 총동원하겠습니다. 그리고 이를 위하여 여러 국내외 수학교육학회와도 접촉하여 공조하여 나겠습니다. 수학의 대중화를 위하여 대한수학회가 외부로부터 많은 좋은 아이디어를 얻도록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수학의 대중화의 사업을 성공적으로 이끌어 대한민국에서 수학자라는 신분이 자랑스러운 것이 되도록 노력하겠습니다.

셋째, 국내 수학계가 빠른 시일 내에 성숙한 단계에 진입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 하겠습니다. 많은 수학자들이 연구비 수혜를 받으면서 자유롭고 독창적인 연구 분위기에서 얻은 새롭고 흥미로운 결과를 대한수학회 연구발표회나 학술회의에서 신바람 나게 발표할 수 있는 기회를 늘려 나가도록 하겠습니다. 많은 젊은 수학자들이 연구발표회나 학술회의에 참여하도록 유도하겠습니다. 이러한 기회를 통하여 학문의 교류가 계속 이루어지면 국내의 수학계가 성숙한 단계에 올라 갈 것입니다. 그러면 SCI 논문이니 IF 이니 하는 단어가 의미가 없어져 사라질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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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수학연맹(the International Mathematical Union, 간단히 IMU)은 67개 회원국의 수학수준을 평가하여
A (Group I), B (Group II), C (Group III), D (Group IV), E (Group V)의 다섯 등급을 매깁니다. A등급(Group I)이 가장 낮은 수준이고 E등급(Group V)이 가장 높은 수준입니다.

IMU 는 아래와 같이 다섯 그룹으로 분류하였습니다. 자세한 것은 아래의 주소를 방문하시면 확인할 수 있습니다.

www.mathunion.org/Members/groups.html

Group V 에는 Canada, China, France, Germany, Israel, Italy, Japan, Russia, United Kingdom, United States of America (10 개국),

Group IV 에는 Brazil, India, Netherlands, Spain, Sweden, Switzerland (6 개국),

Group III 에는 Australia, Belgium, Hungary, Poland (4 개국),

Group II 에는 Argentina, Austria, Chile, Czech Republic, Denmark, Egypt, Finland, Iran, Ireland, Republic of Korea, Mexico, Norway, Portugal, Slovakia, South Africa, Ukraine (16 개국),

Group I 에는 Armenia, Bosnia and Herzegovina, Bulgaria, Cameroon, Croatia Cuba, Estonia, Georgia, Greece, Hong Kong, Iceland, Indonesia, Ivory Coast, Kazakhstan, Latvia, Lithuania, New Zealand, Nigeria, Pakistan, Peru, Philippines, Romania, Saudi Arabia, Serbia and Montenegro, Singapore, Slovenia, Tunisia, Turkey, Uruguay, Venezuela, Vietnam (31 개국).

대한민국의 수학 수준이 아직까지 성숙되어 있지 못한 단계에 있다고 IMU는 판단하고 있다는 엄연한 사실을 받아들이는 것이 타당하다고 생각합니다. 지금 학진, 과학재단 등은 SCI 논문의 개수와 Impact Factor (간단히, IF) 를 평가 잣대로 획일적으로 심사를 하여 연구비를 지원하고 있고, 전국에 있는 대부분의 대학이 SCI 논문의 개수로 교수의 업적을 평가하고 있는 실정입니다. 논문의 창조성, 질적 수준, 중요성은 이해되지 않고 단지 IF가 높으면 우수한 논문으로 판정하고 있는 실정입니다. 수학 분야에도 깊이가 다른 여러 분야가 있습니다. 이 문제는 국내 수학자뿐만 아니라 대한수학회의 책임도 있다고 개인적으로 생각합니다. 대한민국 수학이 Group I 에서 Group II 로 상향조정된 것도 지난 몇 년 전이라고 합니다.(자세한 연도는 알 수 없지만)

적어도 Group IV 에 우리 수학이 속해있을 때는 SCI 논문이니 IF 라는 단어가 잊혀질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저도 1984년 귀국하여 1990년도 까지는 SCI 가 무엇인지도 몰랐습니다. U.C. Berkeley 유학 중에는 SCI 단어조차 들어 보지 못하였습니다. 그런데 1980년 대 후반에 와서 KAIST, 포항공대 등에서 SCI 라는 생소한 단어가 튀어나와 국내 과학계에 큰 파란을 일으켰습니다. 저의 홈페이지에 있는 bibliography 를 보시면 1980년대에는 대학학술지와 국내 프로시딩에 여러 편의 논문을 게재하였습니다. 그 중에는 survey paper 도 있습니다. 그때는 자연스럽게 자신 나름대로의 학문을 세워 나갈 수 있었습니다. 그런데 1990년대에 와서는 갑작스럽게 SCI 논문 개수로 업적을 평가하는 바람에 저로서는 상당히 혼란스러웠습니다. 긴 한 편의 논문으로 저의 연구결과를 집대성하려는 저의 꿈은 사라지고 적당히 여러 개의 논문으로 쪼개어 국외 SCI 논문에 투고한 적이 있었습니다. SCI 논문의 개수로서의 업적 평가가 학문의 발전을 가져오는 긍정적인 면도 있지만 깊은 연구를 하려는 학자들에게는 연구의욕을 잃게 하는 부정적인 면도 있습니다. 어떻게 보면 진정한 학문의 붕괴를 초래할 수도 있습니다. 최근에 와서야 질적인 면을 따지기 시작하지만 이것도 IF로 평가하고 있습니다. 저로서는 이 사람들이 진정으로 수학이란 학문을 알고 이러는지 도저히 이해할 수 없는 단계에 와 있습니다. 요즘 30-40 대의 젊은 신진연구자들도 SCI 의 논문의 개수의 잣대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실정입니다. 수학의 특성상 수학 논문은 혼자서 자신의 철학을 담아서 완성되어야 진정한 논문이라고 생각합니다. 빠른 발표를 위하여 여러 연구자들이 공동연구를 하는 경향이 많아졌습니다. 또한 공동연구를 하게 되면 보다 많은 논문을 발표할 수도 있습니다. 역사적으로 수학분야에서 공동연구가 성공적으로 이루어진 것은 많지 않습니다. 대표적인 성공사례는 Michael Atiyah 와 Isadore Singer, Hardy 와 Littlewood (문제가 있지만), Hardy 와 Ramanujan 등 그 외에도 조금 더 있습니다. 그러나 대체적으로 수학계의 큰 공헌은 혼자의 연구로 이루어지고 있습니다.

저가 당선이 되면 대한수학회를 중심으로 국내외 여러 저명한 수학자들의 의견과 자문을 받으며 잘못된 점을 시정하고 올바른 방향으로 수학이란 학문을 연구하는 풍토를 조성하여 나가겠습니다. 저의 생각으로는 국내 수학이 Group IV 에 속할 때 SCI 와 IF 라는 단어가 잊혀지고, 학술회의, 대한수학회 연구발표회에서는 어느 수학자가 어떤 분야에서 지대한 기여를 했다든가, 아니면 어떤 수학자가 현재 중요한 연구를 하고 있다든가 하는 자연스럽고 흥미로운 이야기가 곳곳에서 들을 수 있을 것으로 생각합니다. 저는 젊은 수학도들뿐만 아니라 유능한 젊은 수학자들이 중요하고 깊이 있는 수학을 계속 연구할 수 있는 분위기를 만들어 그들이 얻은 새롭고 의미있는 연구결과를 대한수학회 연구발표회나 국내 학술회의에서 신바람나게 발표할 수 있는 기회를 최대한으로 늘려 나겠습니다. 또한 국외의 저명한 수학자들과 학술적으로 교류할 수 있도록 다리의 역할을 하겠습니다.

저는 임기동안 대한민국 수학이 어느 정도 성숙한 단계인 D 등급 (Group IV) 으로 올라갈 수 있는 발판을 마련하기 위하여 전력으로 최선을 다 하겠습니다. 그동안 막혔던 수학계의 물꼬를 서서히 틀어 나가겠습니다. 국내에서 진정한 학문의 발전이 이루어지도록 노력하겠습니다.

넷째, 수학교육의 중요성을 교육부와 상의하여 지방대학의 구조조정의 어려운 처지에 있는 수학과가 계속 존속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습니다. 이를 위해서 task force 팀 을 구성하여 대처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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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3 주 동안 지지표를 얻기 위해 전국의 여러 대학을 방문하였습니다. 영호남 및 충청 지역의 적지 않은 대학의 수학과들이 지난 수년 동안 통폐합 또는 폐과되어 왔다는 사실을 실감하게 되었습니다. 입학정원미달로 인한 재정적인 악화로 인하여 대학당국에서 구조 조정하는 과정에서 어려운 처지에 있는 수학과가 통폐합 또는 폐과되었습니다. 최근에는 경남대학교의 자연과학대학의 모든 과가 폐과되어 자연과학대학 전체가 없어져 버렸습니다. 대학 당국으로서는 무한경쟁의 시대에서 생존하기 위해서는 어쩔 수 없이 어려운 결정을 하였던 것으로 생각합니다.

지금도 이러한 어려운 처지에 있는 수학과가 적지 않으리라 생각합니다. 이미 어렵고 쓰라린 경험을 했던 교수님들과 만나 이에 대한 의견을 경청하는 기회를 갖게 되었습니다. 이들 교수님들은 이 문제는 대학당국의 차원에서 해결될 사안이 아니고 정부(특히, 교육부, 과기부) 차원에서 진지하게 논의되어 해결될 사안이라고 이구동성으로 말하고 있습니다.

저가 당선이 되면 이에 대한 대책으로 먼저 Task Force 팀(이미 쓰라린 경험을 했던 교수님들을 영입)을 조직하여 지난 수년 동안의 통폐합 또는 폐과과정을 면밀히 조사하고 이를 토대로 특히 교육부 관계자들과 만나 진지하고 조심스럽게 이 문제의 최선의 해결책을 강구하여 나가겠습니다. 더 이상 수학과의 통폐합이나 폐과 등이 일어나지 않도록 최대한으로 노력하겠습니다. 정부 관계자들에게 수학교육의 중요성을 인식하도록 힘쓰겠으며 순수기초학문인 수학이란 학문을 인식하도록 노력하겠습니다. 이와 더불어 순수기초학문의 연구기반의 확대를 강조하며 연구비 지원확충도 모색하여 나갈 계획입니다. 또한 수학과의 경쟁력을 키우는 것도 대한수학회가 해야 할 과업 중의 하나라고 생각합니다.

다섯째, 미국수학회와 일본수학회와의 학술교류를 활성화하겠습니다. 가령, 일 년에 한두 번 여름방학이나 겨울방학 기간을 이용하여 학술회의를 개최하던가 아니면 최근에 뛰어난 연구결과를 낸 미국 또는 일본수학자를 초청하여 집중강연을 하도록 하여 많은 대학원생이나 젊은 수학자들이 참여할 수 있도록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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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의 미국수학회장인 James Arthur 는 캐나다 토론토(Toronto) 대학의 교수이며 대각합공식(trace formula)의 연구로 저명한 수학자입니다. 그는 본인의 연구 분야와 연관이 되어서 저는 Harvard 대학과 프린스턴 고등연구소에서 만난 적이 있는 분입니다. 그리고 일본수학회의 전 수학회장인 Yukihiko Namikawa (나고야대학) 교수와 Yasuo Morita (동북대학) 교수는 예전부터 국제학술회의도 함께 개최하였던가 아니면 여러 학회에서 만나 친분을 가져온 분입니다. 또 RIMS의 Shigeru Mukai, Toshiyuki Kobayshi, Shinichi Mochizuki 같은 유능한 젊은 수학자들도 학문적으로나 개인적으로 교류를 하고 있습니다. 저와 친분이 있는 이런 분들을 잘 활용하면 대한민국 수학의 발전에 밑거름이 될 수 있습니다. 그래서 이런 분들의 협조를 얻어 미국수학회와 일본수학회와의 학술적 및 인적 교류를 도모하겠습니다. 물론 국내의 수학교육학회와도 공조하여 상기의 두 수학회와 교류를 하도록 주선하겠습니다.

저는 국내 수학의 수준이 미국 수학이나 일본수학에 비하여 비록 떨어지지만 배워갈 것은 배워가면서 학술교류의 물꼬를 틀겠습니다. 그러면 국내의 유능한 젊은 수학도들이 자기자신의 학문을 차곡차곡 쌓아 가면 10년 이내에 국내 수학수준을 상당히 끌어 올릴 것으로 믿습니다. 가능하면 최근에 중요한 업적을 이룬 일본과 미국의 젊은 수학자들을 초빙하여 그 연구의 전반적인 흐름을 설명하는 survey 강연을 3-4 시간 동안에 국내의 여러 지방대학에서 할 수 있도록 주선하겠습니다.

빠른 시일 내에 대한민국 수학을 D 등급 (Group IV) 에 진입할 수 있는 발판을 마련하겠습니다.

여섯째, 국내의 거의 많은 대학에서 합리적이지 못한 교수 업적평가로 인하여 수학과 교수들이 다른 물리학, 화학, 생물학 분야의 평가 잣대로 인하여 적지 않은 불이익을 당하고 있는 실정입니다. 이러한 실정이 시정될 수 있도록 각 대학총장, 자연대 학장, 과기부장관, 교육부 장관에게 정식으로 공문을 보내는 동시에 공청회를 열어 수학의 특성에 맞는 합리적이고 국제적인 업적 평가가 도입되도록 강력하게 추진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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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사안은 쉽지가 않지만 그렇다고 어려운 것도 아니라고 개인적으로 생각합니다. 저의 주위에서도 물리학, 화학, 생물학 등의 분야와의 특성을 무시하고 획일적으로 논문 개수의 잣대로 교수업적평가를 하는 바람에 젊은 수학교수들이 승진에 심한 불이익을 당하고 있는 모습을 보고 있습니다. 어떤 전임강사나 조교수는 미국에서 배워온 깊이 있는 연구를 하지 못하고 생존하기 위해서 쉬운 분야로 재빨리 바꾸어서 겨우겨우 SCI 논문의 개수를 채워 승진하는 모습을 주위에서 안타깝게 바라보고 있습니다. 이런 상태가 계속 지속되면 국내 수학의 발전에 지대한 장애가 됩니다. 하루빨리 수학이란 학문의 특성에 맞는 합리적이고 공정한 업적 평가기준을 마련하여야 할 때입니다.

저는 이러한 공정하지 못하고 불합리한 업적 평가기준이 시정될 수 있도록 각 대학총장, 자연대 학장, 과기부장관, 교육부 장관에게 정식으로 공문을 보내는 동시에 공청회를 열어 수학의 특성에 맞는 공정하고 합리적인 교수업적 평가기준이 도입되도록 강력하게 추진하겠습니다.

이를 위하여 Task Force 팀을 구성하여 많은 자료를 수집하고 분석하여 보고서를 작성하겠습니다. 이 보고서를 토대로 대학 총장, 학장, 교육부와 과기부 관계자들을 단계적으로 납득시키고 설득시켜 나갈 계획입니다.

일곱째, 회장의 권한을 최대한으로 축소 하겠습니다. 회장은 국내 수학자들을 위한 핵심적인 일 에 주로 몰두하겠습니다. 수학올림피아드 등 여러 사업등을 전문가이신 수학과 교수님들에게 전적으로 맡기도록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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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장이 여러 식장에 가서 축사를 하는 일정을 최대한으로 줄이고 주로 국내 수학자의 권익을 위한 중요한 일에 전력을 쏟으려고 합니다. 꼭 가서 해야 할 중요한 자리에는 축사를 한다든가 참석을 하겠지만 그렇지 않은 경우는 부회장 등 여러 임원을 효율적으로 활용하겠습니다. 인덕이 있고 유능한 참모진을 구성하여 대한수학회가 생동감이 있고 효율적으로 운영되도록 하겠습니다.

회비 등 그동안 여러 회원들에게 불편하게 했던 일들을 원활하게 해소시켜 드리겠습니다. 대한수학회 소식지를 미국수학회의 Notices 처럼 수준높게 편집하여 회원님들에게 여러 면에서 큰 도움이 되도록 하겠습니다. 그리고 대한수학회의 여러 사업을 가급적이면 이 사업에 흥미롭게 관심을 가지고 적극적으로 수행할 수 있는 유능한 교수님들께 전적으로 맡길 생각입니다. 물론 보고를 받고 자체 평가를 할 계획입니다.

대한수학회 회원뿐만 아니라 국내 수학인들에게도 이익이 되는 핵심적인 일에 대부분의 시간을 할애하여 열심히 일하겠습니다. 많은 회원들이 피부로 느껴지도록 여러분들의 권익을 위하여 또한 대한민국 수학의 발전을 위하여 최선을 다 하겠습니다.

여덟째, 대한수학회상, 한국과학상 등의 여러 상의 심사가 공정하고 합리적으로 이루어지도록 노력하겠습니다. 이것에 대한 저의 의견을 다음 기회에 자세하게 피력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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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의 여러 수학상의 수상자를 선정하는 과정에 대하여 개인적인 의견을 피력할까 합니다.

[1] 대한수학회 학술상 : 대한수학회(간단히, 학회) 학술상의 시상규정 제7조에 의하면 7명의 심사위원으로 이루어진 심사위원회(부회장 1인, 총무이사, 이사회의 인선 의결로써 결정되는 5인의 위원)에 의하여 학술상 후보가 선택되고, 그 후보자의 업적은 심사위원회에 의하여 평가 심사된다고 규정되어 있습니다. 또한 부회장은 심사위원회의 의장이 된다고 되어 있습니다. 저의 개인적인 의견은 다음과 같습니다. 부회장과 총무이사가 반드시 심사위원회의 위원일 필요가 없다고 생각합니다. 부회장이 위원일지라도 의장이 될 이유가 없다고 생각합니다. 심사위원회는 많은 수학자들이 공인하고 납득할 수 있는 수학자들에 의하여 구성 운영되는 것이 타당하다고 생각합니다. 심사위원회의 의장은 가능하면 심사위원 중에서도 학문이 출중한 위원이 되는 것이 합당하다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학술상 수상자를 선정 후 또는 시상식이 끝난 후 일정한 기간이 지나면 심사위원회의 명단을 공개하는 것도 좋지 않을까 합니다. 필즈상인 경우는 시상식 때 심사위원 명단이 공개되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학술상 후보가 선택되는 절차도 개선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이 절차는 외국의 여러 수학상의 경우를 검토하고 회원님들의 의견을 수렴하여 개선하는 것이 타당하다고 생각합니다.

[2] 한국과학상 : 한국과학상의 규정에 의하면 후보의 한 편의 논문의 평가 심사에 의하여 수상자가 결정됩니다. 수학분야에서 지난 10여 년 사이에 두 명이상의 저자로 된 논문이 한국과학상의 후보로 올라왔는데, 앞으로는 개인의 단독 논문을 후보로 하는 것이 합리적으로 타당하다고 생각합니다. 그 이유의 하나를 예로써 설명하겠습니다. 아름다움을 추구한다는 면에서 수학은 예술(특히, 음악, 미술)과 흡사한 점이 있습니다. 두 사람이상 작곡한 곡 또는 두 사람이상이 그린 그림이 권위가 있는 상의 후보가 된다면 어딘가 모르게 이상하지 않을까요? 두 사람이상의 저자들에 의해 완성된 논문이 한국과학상의 후보에 올라왔을 때는 적어도 저자들 사이에서 합의된 기여도를 입증하는 서류가 제출되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반복되는 말이지만 심사위원회는 많은 수학자들이 공인하고 납득할 수 있는 수학자들에 의하여 구성 운영되는 것이 타당하다고 생각합니다. 심사위원회의 의장은 가능하면 심사위원 중에서도 학문이 출중한 위원이 되는 것이 합당하다고 생각합니다. 수상자가 결정되면 심사위원회의 명단을 공개하는 것이 합당하다고 생각합니다. 앞으로 한국과학재단에 한 편의 논문으로가 아니고 누적된 훌륭한 연구업적을 얻은 수학자를 과학상의 후보로 선택되도록 건의하고자 합니다.

[3] 그 이외의 국내의 여러 수학상의 후보자 선택과 수상자의 선정 절차를 상기의 두 상인 학회 학술상과 한국과학상의 경우처럼 국외의 수학자들의 자문과 회원님들의 의견을 수렴하면서 개선하여 나갈 것입니다.

저는 학술상, 한국과학상 등 여러 상의 후보자 선택과 수상자 선정과정을 투명하게 공정하고 합리적인 절차를 통하여 진행하여 나갈 것입니다. 국제적인 수학상을 심사한 경험이 있는 국외의 뛰어난 수학자들의 자문과 조언을 구하며 수상자 선정과정을 개선하여 나갈 계획입니다.

<대한수학회에 보내는 공개 질의서>

얼마 전에 K 연구소에 재직하고 있는 모 교수가 과학기술인상(상금 3억원)을 수상하여 대한수학회의 경사임에는 틀림이 없습니다. 그런데 씁쓸한 점이 없지 않습니다. 왜냐하면 이 상이 도대체 어떠한 상인지 어떤 절차를 밟아서 이 상이 수여되었는지를 전혀 알 수가 없다는 것입니다. 더군다나 모 교수가 어떻게 이 상의 후보로 추천되었고 이 상의 심사위원회의 위원들이 누구인지는 더욱더 알 수가 없습니다. 이번 기회에 대한수학회는 소상히 모든 과정을 모든 회원들이 납득이 가도록 해명하여 주었으면 합니다. 앞으로 이 상뿐만 아니라 다른 수학상들도 투명한 절차를 통하여 진행되었으면 합니다.

조직위원장으로 여러 번 국제학술회의와 국내학술회의를 개최한 경험과 자연대학 부학장의 행정경험을 바탕으로 대한민국 수학계를 성숙한 단계로 끌어올리고 국내의 수학자들이 순수한 마음으로 아름답고 심오한 학문인 수학을 긍지와 자부심을 가지고 연구할 수 있는 풍토를 조성하겠습니다. 대한민국 수학계의 물꼬를 서서히 틀어 나가겠습니다.


양 재 현 
드림

2006년 5월 7일